2월 편지: 인간관계의 수

러빙핸즈청소년연구소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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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같이 밥 먹을 사람도, 대화하고 같이 놀고 여행할 친구도, 기쁨과 즐거움, 고통과 슬픔을 나눌 사람도 없다고 느낄 때 외로움과 절망을 느낍니다. 불안하고 아플 때 이 세상 어디에도 도움을 청할 이가 없다면 삶을 지속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아파서 눈도 뜰 수 없을 때 옆에 아무도 없을 때 좌절하고, 시험에 합격했을 때 누구도 축하하고 기쁨을 나눠줄 사람이 없을 때 좌절합니다.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없을 때, 나의 꿈을 의논할 사람이 없을 때 점점 내가 작아집니다.   


하지만 어떨 때는 복잡한 세상에서 떨어져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혼자만의 생활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청소년기에는 부모의 관심이 잔소리같아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웁니다. 불쑥불쑥 문 열고 들어오는 가족도 싫고, 24시간이 열려있는 기숙사 생활도 고통스럽습니다. 주변에 신경을 끄고 싶어서 후드를 눈썹 위까지 뒤집어쓰고 자기만의 공간을 차지해봅니다. 그것도 부족해 헤드폰을 쓰고 소리까지 차단해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무리에서 떨어진 사람이 혼자 살아내는 상상을 소설과 영화로 썼습니다. 어떤 이는 세상을 등지고 스스로 동떨어진 숲 속에서 얼마 동안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오래 전 한 소설가는 살아가는 데는 광장도, 밀실도 필요하다고 썼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몇 명 정도의 사람과 어울리면 좋을까요? 너무 외롭지 않으려면 몇 명의 친구와 가족이 필요할까요? 편하게 숨쉬고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가장 친한 사람과의 사이에서 무엇을 존중해야 할까요? 얕고 넓은 인간관계가 좋다는 주장도 있고, 좁아도 깊은 관계가 좋다는 주장도 있지요. 연령대와 삶의 조건에 따라 광장으로 나설 때가 있고, 밀실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영국의 문화인류학자인 로빈 던바(Robin Dunbar) 교수는 원숭이와 유인원 등의 영장류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인간이 안정적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적정한 수가 얼마일까 탐색했습니다. 연구 결과, 인간의 관계망은 정서적 친밀도에 5, 15, 50, 150명으로 층위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그림을 나타내보았습니다. 


[던바의 수] 


가족과 같이 가장 밀접하게 지내는 사람들 약 5명, 친구나 늘 보는 선생님 같은 관계 15명, 가끔 만나거나 모여서 취미활동을 하기도 하는 50명,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 우연히 마주쳐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150명의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내 멘티의 관계망은 어떨까요? 


어떤 아이는 5명의 중요한 관계 속에 인형이나 스마트폰을 써 넣기도 하고요, 

어떤 아이는 15명의 관계에다 동네 길고양이를 써 넣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담임교사를 5명의 관계망에, 또는 저 멀리 150명 속에 떼어놓기도 합니다.

좀처럼 친해지지 않는다면 '헤어진 엄마'의 위치를 알아내기는 힘들 겁니다. 


러빙핸즈 멘토는 이 관계망에서 어디쯤에 위치하면 좋을까요? 

러빙핸즈 멘토가 아이에게 든든하고 희망과 성장을 격려하는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답답하지도 않은 그런 좋은 관계, 

오래가는 어른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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